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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북, 씁쓸한 여행안내서 이야기

by 끌로에 끌로에 2021. 8. 2.

영화의 전체 줄거리

영화 그린북은 주먹이 먼저 나가는 허풍쟁이 토니 발레롱가가 흑인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 박사의 운전기사로 일하며 함께 미국 남부 투어를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돈 셜리 박사는 백악관에도 초청받을 정도로 유명한 피아니스트다. 하지만 1960년대 미국은 유색 인종에게 너무 가혹한 나라였다. 아무리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더라도 흑인이 미국 남부 투어 공연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그래서 돈 셜리 박사가 보디가드 겸 운전기사로 토니를 고용하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은 말투며 행동, 취향, 생각 모든 것이 완전히 다르다. 셜리 박사는 교양과 우아함 그 자체인 사람인 반면, 토니는 거친 인생을 살아온 남자다. 그런 두 사람이 유색인종을 위한 여행안내서 '그린북'의 지침에 따라 함께하는 미국 남부 투어 공연 이야기와, 진정한 우정을 그린 아름다운 영화다. 2018년 개봉된 이후로 한 유명 포털 사이트 영화 카테고리에서 계속 인기 영화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명작이다.

토니와 돈 셜리 소개

거친 남자의 대명사라고 불릴만한 토니 역을 맡은 비고 모텐슨은 1958년 미국에서 출생한 미국과 덴마크 이중국적의 영화배우이다. 여러 나라에서 자란 성장 배경을 가지고 있어서 7개국어에 능통하다고 알려져 있다. 처음에는 단역을 거치면서 긴 무명시절을 보냈다. 그러다가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아라고른 배역으로 주연을 맡아 연기하게 된다. 그는 이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면서 할리우드 대스타로 떠올랐다. 이후에는 큰 흥행을 한 작품에 출연하지는 못했지만 상업적인 영화보다 좀 더 깊이 있는 내용의 영화를 선호하여 작품성 있는 영화에 많이 출연했다. 그리고 2018년 작품성도 뛰어나고 흥행에도 성공한 영화 '그린북'의 주연으로 연기했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세 번 노미네이트 되었지만 아쉽게도 수상을 하지는 못했다.

돈 셜리 박사 역할을 맡은 마허샬라 알리는 1974년 캘리포니아에서 출생한 미국인 영화배우이다. 2001년 드라마로 데뷔한 그는 특히 영화 '문라이트'와 '그린 북'의 주연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영화 문라이트에서 후안 역할을 맡아 아카데미 조연상을 수상했다. 또한 그는 영화 그린북의 연기로도 또 한 번 아카데미 조연상을 수상했다. 비고 모테슨에 비해서는 아카데미 수상에 인연이 깊은 배우이다.

씁쓸한 여행안내서와 아름다운 우정

나는 그동안 흑인에 대한 차별을 다룬 여러 영화들을 봐왔다. 그중에서도 특히 영화 '그린 북'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보통 인종 차별을 다루는 영화에서는 유색 인종의 주인공이 빈민층으로 어렵게 살거나, 심지어 노예로 일하거나 하는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그린 북'의 경우에는 오히려 그 반대다. 비록 이민자이기는 하지만, 백인인 주인공이 교육을 많이 받지 못하고 괴팍한 운전기사 역할을 맡았다. 대부분의 이런 영화와는 달리 흑인 주인공이 박사과정까지 마친 미국 상류층 피아니스트로 출연한다. 이 부분이 아마도 '그린 북'이 특별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1960년대의 미국에서 교양 있는 상류층이라고 하더라도, 흑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100% 완전한 미국인으로 사는 삶이 아니었다. 영화에서 볼 수 있듯이 백인들은 흑인 천재 피아니스트를 초청하면서도, 그를 여느 유명 백인 피아니스트처럼 대접해주지 않는다. 특히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남부 지역에서는 그가 지낼 수 있는 숙박 시설도 따로 존재한다. 아무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 경찰이 계속 그가 탄 차를 불러 세운다. 돈 셜리 박사에게 위험한 여러 상황들이 펼쳐지며, 백인인 토니가 그를 지켜주며 쌓아가는 우정이 아름답다. 더욱 인상 깊은 건 사실 토니는 흑인들이 마셨던 유리컵은 바로 쓰레기통에 버릴 정도로 심한 인종차별주의자였다는 것이다. 영화의 제목인 '그린 북'이 실제로 존재했던 유색인종을 위한 여행안내서라는 점이 너무 씁쓸하다. 또 돈 셜리 박사가 돈이 많은 상류층의 미국인 피아니스트가 아니었다면, 아마도 토니는 그를 다른 흑인들처럼 무시했을 것 같다. 그 당시 살았던 빈민층의 흑인들이 어떤 삶을 살았을지 잘 보여주는 영화다. 또 교육을 잘 받은 상류층, 천재 피아니스트임에도 불구하고 흑인이라는 이유로 100% 인정받지 못하고, 같은 흑인들 사이에서는 또 다른 차별을 받는 돈 셜리 박사의 모습이 너무 애처로웠다. 결국 그 둘의 아름다운 우정으로 끝나는 따뜻한 내용의 영화였지만, 동시에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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