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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I Love You, 사랑하는 너에게

by 끌로에 끌로에 2021. 8. 16.

뻔하지 않은 로맨스 이야기

영화 'P.S. I Love You'는 뻔한 로맨스 영화 같지만, 그저 뻔하기만 한 그런 영화는 아니다. 여느 커플과 다름없이 싸우기도 하고, 다시 뜨겁게 사랑하는 제리와 홀리는 결혼 한 지 수년 된 부부다. 두 사람의 만남과 사랑 이야기가 쭉 펼쳐질 것 같지만 영화의 초반부는 뇌종양으로 제리가 죽고, 홀리만 남아 가족들과 친구들과 제리의 장례식을 치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그렇게 하나뿐인 남편을 잃고, 모든 의욕을 상실한 채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는 홀리 앞으로 죽은 남편 제리의 편지가 도착하기 시작한다. 그녀에게는 '추신, 당신을 사랑해'라는 말로 끝나는 남편의 편지를 기다리고 받는 것이 유일한 삶의 원동력이 되기 시작한다. 그렇게 제리가 죽음을 앞두고 아내를 위해 준비한 편지를 통해 아내 홀리의 홀로서기가 그려진다. 'P.S. I Love You'는 남편을 잃고 모든 것을 잃어버린 홀리가 차츰 자기 자신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리의 사랑이 느껴지는 가슴이 먹먹한 영화다.

홀리와 제리가 만났을 때

톡톡 튀는 뉴욕 여자 홀리를 연기한 힐러리 스웽크는 1974년 미국에서 태어난 영화배우다. 그녀는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2번이나 수상한 배우다. 조금은 슬프게도 이런 그녀의 수상 이력과는 달리 아주 유명세를 얻지는 못했다. 영화 'P.S. I Love You'에서는 연기력에 있어서 혹평을 받았고 그녀의 이후 행보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섹시하고 유머러스한 아일랜드 남자 제리를 연기한 제라드 버틀러는 1969년 스코틀랜드에서 출생한 영국 영화배우다. 그는 글래스고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변호사로 일하다가 배우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4년 영화 '오페라의 유령'에서 '팬텀' 역할로 연기하게 되면서 유명세를 얻기 시작했다. 이후 영화 '300'을 통해 전 세계적인 톱스타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하지만 제라드 버틀러 역시 이후 그의 연기 행보는 뚜렷다할 성공작이 없다. 액션 배우로 선보인 연기가 인상적인 데다가 그가 출연한 영화 중 액션 영화만 성공했기 때문에 대부분은 제라드 버틀러의 로맨스 혹은 코믹 연기를 별로 좋게 평가하지 않는다.

나 없이 살아갈 너에게 보내는 편지

비록 영화 'P.S. I Love You'에 대한 영화 비평가들의 평은 좋지 않은듯 하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그리고 꽤 많은 관람객들에게는 이 영화가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을 사별한 배우자들은 아주 오랫동안 극심한 고통에 시달린다고 한다. 이 영화만 보더라도 먹고, 잠자고, 생활하고 숨 쉬는 모든 순간 사망한 남편의 기억으로 힘들어하는 홀리의 모습에 너무 마음이 아팠다. 나 역시 결혼한 기혼자여서 그런지, 또한 영화 속에서 죽은 제리와 비슷한 나이여서 그랬는지 영화를 보는 내내 더 크게 감정이입이 되어 계속 주룩주룩 흐르는 눈물을 닦느라 바빴다. 비록 내가 너무 잘 우는 사람이라는 건 감안해야 하지만 말이다. 제리가 뇌종양과 사투를 벌이면서 혼자 남을 아내를 위해 편지를 쓰고 여행을 계획하고 하는 장면이 실제로 영화에 등장하지는 않지만, 그가 얼마나 아내를 사랑했는지 관객이 알기에는 충분하다. 사실 영화 초반에는 개인적으로 과연 제리의 편지가 홀리에게 도움이 될까? 오히려 남편을 더 그리워하고 잊지 못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저게 정말 아내를 위한 일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나는 점점 제리의 편지는 홀리가 죽은 남편을 천천히 잘 잊고, 그녀 자신을 되찾을 수 있도록 제리 없이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 중 가장 가슴 아팠던 장면은 열심히 일상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던 홀리가 갑자기 문득 자신이 혼자임을 느끼고 엄마에게 달려갔던 순간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해도, 친구가 있어도, 가족이 있어도, 제리가 없고 내가 없다."는 그녀의 말에 내 마음도 무너져 내렸다. 매일 함께 눈뜨고, 함께 잠들고 모든 순간을 공유하던 배우자가 사라지면 그런 기분이 느껴질까? 살면서 절대로 알고 싶지 않고 겪고 싶지 않은 감정임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언젠가 그 마음을 느껴야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슬펐다. 그런 날이 오지 않기를 바라본다.

그리고 대체적으로는 절절하게 슬프게만 그려지는 동양의 '죽음'에 비해, 비교적 유머 있고 위트 있게 '죽음'을 그려내는 서양의 시각이 신선하게 느껴지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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